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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학 최신지견 따라잡기

Webzine No.10

효과적인 고혈압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전략

Vascular phenotyping and wearable BP monitoring device for effective BP control

서울의대 김학령

전세계적으로 인류가 사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이고, 심뇌혈관 질환 발생의 가장 큰 원인 질환은 고혈압이다. 혈압 조절을 잘 하면 심뇌혈관 발생을 20-30%나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면서 중요하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면서 고혈압의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고혈압에 대한 치료율은 아직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좀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고혈압 진단 및 치료를 위해 vascular phenotyping 및 digital hypertension에 대한 개념이 2021년 유럽 고혈압 학회에서 논의가 되어 이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같은 혈압 수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고혈압 발생의 원인이 다르고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인 소인, 세포 수준에서의 분자 생물학적인 특징, 혈관의 조직학적 소견 및 기능 등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이러한 개별화된 차이점을 제대로 반영하지는 못하고 단순히 팔에서 잰 혈압 수치를 바탕으로 획일화된 고혈압의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동맥압의 파형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사람마다 모양이 다른데 이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동맥 혈관의 조직학적 소견이나 기능을 반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노인에서의 수축기 고혈압의 발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맥경직도(arterial stiffness)에 대한 개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중심 동맥은 나이가 들고 유해 자극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동맥벽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탄성섬유가 파괴되고 섬유화가 진행되어 동맥경직도가 증가하게 된다. 노인 환자에서 이렇게 증가된 동맥경직도가 맥압(pulse pressure)을 증가시키고 결국 수축기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이다. 중심 동맥의 경직도 증가나 탄성력 저하는 심장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어 심비대나 좌심실 이완기능 장애를 유발 때문에 노인에서 흔한 심비대나 박출률보존심부전(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HFpEF)의 주요한 발생 기전 중의 한 가지로 이해되고 있다. 또한 동맥경직도나 동맥의 탄성도에 대한 정보는 혈압 수치와는 별개로 환자의 미래 심혈관 사건 발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맥파전달속도(pulse wave velocity, PWV) 등 동맥경직도의 측정 지표들을 임상에서 고위험 환자 선별에 활용할 수 있다(그림 1).


그림 1. 동맥 파형 분석을 통한 vascular phenotyping의 예시

점차 영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혈관의 모양과 기능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심층적인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경동맥 검사를 할 때 내중막두께(intima-media thickness, IMT)을 측정하는 것에 추가하여 radio frequency (RF) signal을 사용한 echotracking 기법을 이용하면 경동맥 벽의 성상까지 파악할 수 있다. 동일한 IMT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경동맥 벽의 성상이 사람마다 다르고 이러한 경동맥 동맥벽의 특징을 바탕으로 불현성(subclinical) 혈관 손상을 예측할 수 있다. Fibromuscular dysplasia (FMD) 환자의 경우, 이환 되지 않은 혈관을 일반 초음파로 관찰해 보면 정상인과 비슷하지만, echotracking 기법을 이용하여 동맥 벽의 성상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내막(intima)과 중막(media) 사이에 초음파 반사가 뚜렷한 또 하나의 선이 확인된다. 이 선은 아마도 동맥벽의 섬유화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PWV도 대조군에 비해서 FMD환자에서 증가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는 FMD 환자에서는 육안적으로는 정상처럼 보이는 동맥이라 하더라도 동맥 벽의 섬유화 및 기능 감소가 광범위하게 이미 진행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혈압 환자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단순히 혈압 수치에만 관심을 집중시킬 것이 아니라 환자마다 다른 vascular phenotyping을 이해하고 이를 찾아 내고 임상에 적용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Vascular phenotyping을 적절히 시행함으로써 고혈압의 진단 및 치료 반응 평가뿐만 아니라 불현성 장기 손상 및 심혈관 사건 위험도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기 맞춤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예후개선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그림 2).


그림2. 경동맥 동맥벽 분석을 통한 vascular phenotyping의 예시

최근 정보화 기술이 점차 발전하고 있고 이를 의학에 적용해 보고자 하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적절한 고혈압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해서 우선 정확하게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진료실 외(out-of-office) 혈압 측정이 강조되고 있지만, 활동혈압(ambulatory blood pressure monitoring)이나 가정혈압(home blood pressure monitoring) 측정이 환자의 불편, 비용, 가용성, 야간 혈압 측정 등 여러 가지의 문제로 임상에서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 산업 기술이 발전하여 시계처럼 작은 크기의 Warable device를 착용하여 24시간 혈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혈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혈압이 상승하는 또는 하강하는 외부 환경 요인들(운동, 수면, 흡연, 음주, 스트레스, 식사, 날씨나 기온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이 외부 환경 요인들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혈압 조절을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혈압 자가 모니터링을 통해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의 혈압 상승 현상, 혈압약을 복용하였을 때의 혈압 하강 현상을 환자가 직접 확인함으로써 환자의 고혈압 약제에 대한 복약 순응도를 좋게 하고 고혈압 치료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wearable device를 이용한 혈압 모니터링은 개인별 최적화된 혈압 조절 전략을 통해 고혈압으로 인한 심뇌혈관 발생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Wearable BP monitoring device는 가정혈압과는 달리 야간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야간 혈압 강하(dipping) 소견의 부재 및 아침 혈압 상승(morning surge)이 심뇌혈관 사건 발생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를 통해 환자의 심뇌혈관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wearable BP monitoring device는 24시간 혈압 측정을 통해 혈압 변동성(BP variability)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준다. 혈압 변동성 역시 심뇌혈관 사건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면 환자의 심뇌혈관 사건 발생 위험성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wearable BP monitoring device를 통해 얻은 막대한 양의 혈압 자료(= big data)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t, AI)를 활용하여 혈압 수치를 예측하거나 고혈압 및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성을 예측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wearable BP monitoring device들이 현재 대부분 validation이 되지 않은 상태로 실제 임상에서의 사용은 권고되고 있지 않다. 향후 wearable BP monitoring device들이 적절한 validation을 통해서 검증을 받고 임상에서 적극 사용되기를 기대한다.


그림3. Wearable BP monitoring device의 장점들

참고문헌

1) ESH-ISH 2021: Joint Session ESH-ISH-POA, Effective precision diagnosis and therapies of hypertension for clinicians
2) Bruno RM, Marais L, Khettab H, et al. Deep vascular phenotyping in patients with renal multifocal fibromuscular dysplasia. Hypertension 2019;73:371-8.
3) Kario K. Management of hypertension in the digital era. Hypertension 2020;76:6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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